예배 이야기

예배공간에서의 ICON 활용

음악노트 2021. 3. 19. 11:42

강단 위 십자가의 부재. 미디어의 활용도가 높아진 요즘, 예배당의 풍경입니다. 커다란 스크린이 강단 중앙 혹은 양쪽 벽면에 위치하도록 한 교회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성상숭배'와 같은 이슈로 인하여 십자가는 점차로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중세시대만 떠올려봐도 수많은 성화와 다양한 모자이크, 절기에 따라 바뀌는 강단 장식등이 매우 다양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언제부터 이런 변화가 있었을까?' 단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로 인한 것만은 아니겠지요.

 

공동체의 예배를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레 'ICON(이콘, 아이콘)'이 떠올랐습니다. 이콘은 '상(像,image)'을 뜻합니다. 무언가를 연상하거나 마음을 집중하도록 돕기 위해 사용되기도 하죠. 예를들면, 감정을 나타내는 '이미지'를 일컬어 [이모티콘: emotionb+icon 합성어]이라고 합니다. 절기에 따른 공동체 예배에서는 십자가, 성찬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 촛불, 예복의 색깔 등이 활용되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표현하죠. 

 

'자신을 위해 우상을 새기지 말고 어떤 형상도 만들어서 그것에 절하고 섬기지 말라'고 하는 십계명의 말씀이 확 떠오릅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하나님을 한정짓지 말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생각해 봅시다. '하나님' 하면 여러분은 어떤 하나님이 떠오르나요? 일치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각자의 체험(경험)이나 성경에서 내게만 더욱 부각되어 다가오는 하나님의 이미지가 존재할 것입니다. 누가 떠올린 것이 하나님과 가장 근접한 이미지일까요? 왜 이런 차이가 오는 것일까요? 이것을 ICON의 문제와 연결해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아)이콘', 즉 어떤 상징적인 물건이나 도구들이 과연 우상숭배로 이어질까요? 그런 예들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방금 우리가 시도해 본 '하나님에 관한 이미지'는 어떨까요? (이 부분은 이정도로만 쓸게요.^^)

 

캠프파이어 할 때 피워 둔 모닥불은 우리를 집중하게 되고 마음에 무언가 떠올리게 합니다. 대림절(대강절) 절기마다 강단에 켜 둔 4개의 촛불도 그렇습니다. 교회에서 모임 때나 예배 때 촛불을 중간중간에 켜 보십시오. 도구 하나가 가져다주는 힘은 의외로 크지요. 성찬식은 어떻습니까? 각자에게 미리 떼어놓은 빵 혹은 전병을 각자가 받는 것과 커다란 하나의 빵을 서로 나누어 떼면서 우리는 한 몸이며,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우리에게 이와 같이 모두 나누어 주셨다는 것을 기념하는 것은 또 다르게 다가올 겁니다. 십자가를 숭배하듯 하는 이들도 물론 있죠. 하지만 십자가가 가지는 상징성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생애와 고난과 죽음, 부활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 부분을 주목했으면 합니다. 예배에 사용되는 PPT 화면에 가득찬 이미지들을 우리가 어떻게 무분별하게 사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기독교적 상징의 의미는 전형없는 그저 예쁘고 화려하기만 한 이미지들은 하나님께로 이끌지 않고 우리의 감정을 자극할 뿐이지요. 차라리 빈 흰색 화면의 검은 글씨의 구성이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음성적인 요소는 어떤가요? 온갖 좋은 장비로 다듬어진 소리들은 듣기에 좋지만 회중에게 좋지않은 영향을 줄 때도 있습니다. 예배의 순서를 담당하는 이들은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잘 불러야 하고, 악기도 잘 다루는 전문 공부를 한 사람들이나 하지 나 같은 사람은 끼지도 못한다고 하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공동체에서 예배하는 개인이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죠.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 내 것을 가지고 기쁘게 예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굳이 말하자면, 음성 역시 하나의 이콘적 요소를 가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독교 연극에서 '하나님' 하면 엄숙하고 진지하고 근엄한 목소리'를 상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우리 중 하나님의 음성을 명확하게 듣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각자의 상상 혹은 '이렇겠지' 하는 추측에 가까운 것이죠. 

 

그래서 아마 최근에는 [예배예술]이란 개념도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어떻게 하나님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죠. 나의 삶이 실제적으로 믿음을 드러내는 구체적 형상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무슨 소용있을까요? 하지만 일상에서 저는 '십자가 목걸이'를 한 번쯤 목에 걸고 집을 나서 볼 것을 제안해 봅니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그분을 따르겠다는 결단으로 오늘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예배에서도 여러가지 이콘을 활용해보길 권해봅니다. 

 

이것만 명심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콘으로 사용되는 도구들은 소원을 빌거나 이루기 위해 쓰는 '기복신앙적인  도구'가 아니라는 것. 공동체 안에서, 내 개인의 삶에서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 또한 그분을 드러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