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이야기

반주자가 빠지기 쉬운 '선입견'이란 함정

사막여행자 2020. 4. 22. 16:16

이번 글은 반주자들이 꼭 알아야 하는, '연주자들의 선입견'에 대한 주제로 쓰려고 합니다. 연주자들에게는 반주 잘하는 팁을 알려주는 게 맞지 않냐고 생각하겠지만, 테크닉을 이야기하기 전에 언급해 주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서 글의 우선순위를 양보했습니다. 

 

어떤 곡이든 '원본'이 되는 '원곡'이 존재합니다. 임의로 한 곡을 고르겠습니다.. "주의 이름 높이며' (Lord, I lift your name on high), 이 곡은 웬만하면 다 아는 곡입니다. 혹시 이 곡의 첫 버전은 언제 나왔고 누가 어떤 장르나 리듬 등으로 불렀는지 아시나요? 제 기억으론 1972년에 등장한(?) Petra라는 그룹밴드의 1997년 앨범에 등장한 걸로 생각됩니다. 그 이후 많이 편곡이 되었기 때문에 우리 서로가 알고 있는 버전이 동일하진 않겠죠? 이처럼, 서로 간의 차이 때문에 인도자는 연습 전에 이러저러하게 연주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순간에 반주자들이 종종 실수합니다. 끝까지 들어봐야 곡의 흐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곡의 한 지점에서 '바로 여기를 카피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그것을 악보에 체크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반주자들은 몇 초도 안 듣고서는 다 이해했다는 듯이 바로 자기 자리로 가서 연주를 따라치더군요. 물론 기초도 실력도 든든한 사람이라면 그 정도야 거뜬하겠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인도자가 원하는 것을 모두 이해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자칫 '이봐, 그거 아니야. 아니라고!' 하며 제지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교만 섞인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

 

반주자에게도 '경청'이 우선입니다. 연주회나 독주가 아닌 이상 인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잘 듣고나서 '이제 연습해 봅시다'라는 신호에 따라 하나씩 수정/보완해 나가는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이런 태도에 무신경하거나 익숙해져서 문제로 보지 않을 수 있지만, 이건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도 있습니다. 내가 한 번 놓친 '주의사항' 때문에, 팀 전원이 연습하던 흐름을 멈추고 쉬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이런 연주자는 인도자에게 끔찍한 존재들입니다. 실컷 연습하고 나서도 실전에는 자기 맘대로 연주하는 것을 많이 봤거든요. 이미 시작한 예배에서 화 낼 수도 없고, 그냥 두자니 맘에서는 짜증이 올라오고,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입니다. '알았다'라고 분명히 신호해 놓고 꼭 그 부분을 놓치고 마는 연주자가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가 틀린 것을 깨닫고 손을 떼고는 멍해진 반주자도 본 적 있습니다. 그 당혹감이란 ㅜㅜ

 

그래서 제안합니다. 잘 듣는 훈련을 하세요. 원곡도 들어보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다양한 버전을 모아서 함께 모여서 곡에 대한 의견과 느낌을 피드백하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 그대로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생각만큼 위험한 것이 없습니다. 절대 같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잘 듣고 악보에도 확실하게 체크하고 파트별로 자기가 맡은 연주 부분을 확실히 연습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팀 만의 연주 스타일을 함께 다시 만들어 가는 것이 성장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