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이야기

음향: 가장 자연스런 소리로

사막여행자 2020. 4. 23. 15:40

저는 음향전문가가 아닙니다. 예배사역에 관하여 쓰다 보니 <음향>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네요. 인도자 혹은 반주자로 활동을 주로 한 경험뿐이라 제가 쓰는 것은 기본적인 자세나 간단한 팁, 팀사역에서의 협렵 같은 부분과 연계한 게 많겠네요. 각설하고 본론으로 갑니다.

 

방송실에서 처음 믹싱콘솔을 본 기억이 납니다. 무슨 버튼이며 슬라이더나 휠 같은 게 그리 많던지, 무슨 우주선 조종석을 보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온갖 소리의 마술을 부리는 엔진 지어들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릅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때 그 모든 사운드가 그들에 의해 다시 태어나는 거죠. 문제는, 교회에는 제대로 배운 음향전문가가 항상 있진 않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방송실에서는 온갖 사고가 많이 일어납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라이브에서는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귀를 아프게 하는 '하울링'은 대표적 말썽꾼입니다. 그럴 때마다 강단에서 보이지 않는 광선이 날아와 꽂히는 게 느껴지죠. 어쩔 수 없이 누군가 손을 대야 합니다. 

 

어디를 만져야 할 지, 얼마만큼 볼륨이나 이큐를 조절해야 할 지도 정확히 모르니 대충 '오디오 시스템'에서 음악 감상할 때 쓴 내공을 써 본 경험이 있으시죠? 문제는 해결되었을지 모르지만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습니다. 예배나 집회가 마친 후 문제가 된 부분을 체크해 두거나, 만지기 전에 설정되어 있던 부분을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문제가 생긴 걸 해결했으니 그냥 두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겠죠? 전문가가 아닌 이상은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두 가지 방법으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1) 설정을 변경한 그대로 두는 경우: 이 때는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어떤 부분을 얼마만큼 조정했는지 사진자료나 메모로 잘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담당자나 음향을 설치해 준 없체(직원)이 와서 점검할 때 문제를 해결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2) 설정을 원래대로 돌려 놓은 경우: 1번의 경우와 동일하게 기록은 남겨야 합니다. 매번 설정을 바꾼다면 횟수가 누적될수록 음향기기를 설치한 그 조건대로 돌아가기는 건 어렵게 됩니다. 그럼 음향 전체를 다시 손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설정을 기록해 두고는 조금도 그걸 바꾸지 못하게 하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문제가 생겨 골치 아픈 경험을 한 탓이죠. 특히 목사님 쓰시는 강단의 마이크는 절대 금지인 성역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어느 경우이든 음향에 손을 대야 하는 순간은 찾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어떻게 소리를 잡아야 할까요?

 

[교회음향시스템 핸드북]을 쓴 저자, 장호준 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장 자연스럽게 들리는 소리를 만들어라". 

 

예를들면, 지금 목사님의 마이크 소리를 조절해야 한다고 봅시다. 기준이 뭘까요? 장호준 님의 말대로라면, 평소에 우리가 늘 듣던 목사님의 그 음성에 최대한 가깝게 맞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엔지니어들만큼 각자가 선호하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그런 다양한 전문가들도 '가장 자연스러운 소리를 찾는 것이 답이다'라는 말에는 동의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경험을 해보니 그게 회중의 입장에서도 가장 편하고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밤과 낮의 기온차에 따라서도 실내의 공기의 움직임이 달라집니다. 리허설할 때 잘 맞춘 소리라도 공기의 이런 움직임에 또 변합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모이는지, 무엇을 입고 있는지도 사운드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니 매번 섬세한 테크닉이 필요하죠 이런 라이브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믹서와 친해져야 합니다. 그래도 변함없이 목표는 '자연스럽게!'입니다. 이것을 목표로 소리를 세분화하여 [고음] [중음] [저음] 파트를 각각 조절하여 힘을 주었다가 빼기도 하고 그러는 거죠. 아무도 없을 때 연습할 수 있는 저렴한 믹서 하나 준비해서 예배당에 가서 소리의 각 대역을 조정해 가며 특징을 잘 습득해서 적시적소에 필요한 음향을 창조해 내는 여러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