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다이어리를 사고, 탁상용 달력을 삽니다. 그리고 그 공간의 여백이 넓어져 있을 때, 종종 자신의 삶이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든 채워보려고 바둥거릴 때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예배사역을 돕는 자리에서 이와 같이 모든 공간을 채우려는 이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기독교 음반을 들으면서 점차로 '여백'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기예배 시간에 참여하면서도 모든 공간이 '소리'와 미디어를 통한 '영상' 등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심지어 광고에도 화려한 스킬로 채워진 음악과 잘 다듬어진 아나운서 같은 목소리, 배경영상까지 온전히 채워둔 모습을 마주했습니다. 슬슬 지겨워집니다. 그런 '채움'이 불편해집니다. 예배란 한 개인과 더불어 공동체를 이룬 모두가 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