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이야기

우리에겐 너무 가볍게 되어버린 "예배"

사막여행자 2020. 4. 13. 14:26

당신은, '나는 예배드린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까?

 

'예배사역'에 관해 쓰기 전에 꼭 확인하고 싶은 질문이었입니다. 예배가 무엇인지 알아야 예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미 알고 있겠지만, 사전적 정의를 알아볼게요. [예배]를 한자로 풀이하면 <신에게 풍성하게 제물을 드리면서 절하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Worship], 히브리어나 헬라어의 경우, <섬기다;Service>, <엎드려-손이나 발에-입맞추다>라는 뜻입니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저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예배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최근에 코로나 사태를 맞은 초기에 정부에서는 "예배하지 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이 말의 의도는 "예배당에 모이는 것을 자제하라"는 당부였습니다. 만약 "예배하지 말라"고 한다면, 그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됩니다.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 "교회에 모이지 말라"는 말 역시 정확하게는 "예배당에 모이지 마라"라고 해야 맞습니다. 이와 같이, 실제로는 올바로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히 예배당에 가서 집회(예배시간)에 단순히 참석하거나, 성가대나 찬양팀과 같은 팀 또는 순서를 맡아 그 시간을 섬기고 있거나 상관없이 우리는 예배가 무엇인지를 먼저 알아야 올바르게 예배할 수 있습니다. 아래에 제시한 질문을 한 번 보세요. 그동안 별 생각없이 지나쳐왔던 것을 지적해 보았습니다.

성가대가 찬양시간에 노래를 부르고 나면 사람들이 박수를 칩니다. 이것은 예배입니까? / 예배를 돕기 위해 사용하는 영상은 어떤가요? 노래하는 사람이나 악기 연주자나 예배시간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여 보여주는 것은 예배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 예배시간 중간에 '광고시간'이 순서로 배정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찬양드리려고 부르는 노래 중에는 그 내용과 대상이 '하나님'이 아닌 '사람'에 대한 것이 분명한데 왜 눈을 감고 하나님을 향해 손을 들고 있을까요?

이게 무슨 문제냐고 묻는다면 큰 일입니다. 문제가 있습니다. '예배'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예배하는 대상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나의 반응이 예배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것이 예배입니다. 성가대를 향해 치는 박수는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향한 것입니다. 미디어의 활용은 사람들의 몰입을 돕는 순기능이 있지만, 얼마나 자주 무대와 사람들을 비추고 있는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사람을 비추는 것은 그야 말로 중계를 위한 것입니다. 굳이 예배시간에 사람들을 중계할 필요는 없습니다.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중계하는 경우에는 그냥 예배하는 장소 전체만 보여주고 예배할 수 있게 자막 등만 출력해주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예배에 대해 너무 가볍게 취급(?)하고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배시간에 예배당에 가서 출석-참석-하는 것만으로 예배드렸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생활의 경력(?)만큼 오랫동안 예배당을 왔다갔다 했을텐데 그동안 얼마나 예배를 드리고 있었을까요? 코로나사태로 '라이브 영상' 송출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니터나 TV 화면을 틀어놓고 예배하고 있을까요? 

 

다양한 형식으로 예배가 구성되는 것에 대해 저는 찬성합니다. 믿는 사람뿐 아니라 아직은 하나님을 모르거나 교회공동체의 예배형식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예배시간에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은 좋은 일입니다. '소시니 리아후'라는 분은 자신의 책 <당신의 문화로 그리스도를 존귀케하라>에서, '각 나라와 민족이 자신들의 문화를 활용해 하나님께 다양하게 예배를 드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이 때에도 그 모임의 목적이 '예배'인지 '복음전도'와 같은 대중을 향한 것인지에 따라 구분을 해서 선택해야 합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에만 치우쳐서 예배하러 온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석하지 못하고 무대에서 벌어지는(?) 여러 순서를 감상하는 것과 같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사랑에 빠져 보셨나요? 이성에게 콩깍지가 씌이면 오로지 상대에게만 집중하고 관심을 가집니다. 다른 건 보이지 않습니다. 오직 서로를 바라봅니다. 이게 예배의 기본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게 되어 그것을 '예배'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기꺼이 낮은 곳으로 내려가 피곤한 발도 씻겨주고, 안마도 해줍니다. 닭살돋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슬쩍 던지기도 하죠. 노래도 불러주고 몸치라도 기꺼이 막춤이라도 추어서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이게 예배입니다. 그런 장면을 보며 연인들 주변에 서서는 아무리 오랜 시간을 지켜보고 있어도 그 주변 사람들은 구경꾼일뿐입니다. 

 

예배에 대한 바른 개념이 서야 그 이후에  '찬양사역'에 대해 말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코로나사태가 진정되면 현장예배로 복귀하게 될 것인데, 그전에 해보는 이런 관찰과 고민은 분명 가치있는 시간이 될 거라 믿습니다. 그동안 자연스레스쳐지나간 나의 '예배'는 어땠습니까? 과거는 어찌되었든, 이제부터는 우리 모두 제대로 예배하는 참된 '예배자'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