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이야기

'홀로 하는 예배'를 놓치지 마십시오.

사막여행자 2020. 5. 22. 15:36

제가 교회음악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악기도 배우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 성가대 활동을 하면서 즐거웠고, 학생회 음악부장을 하던 친구가 힘들어 해서 저와 친구들이 형들에게 기타를 배워 찬양을 인도해야 했던 일 때문입니다. 당시 시가 6만원 정도하는 기타를 친구처럼 끼고 살았습니다.  지휘를 하던 형들이 피아노 치는 걸 곁에서 보다가 나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반주법을 훔쳐보기 해가며 독학으로 악기를 배웠습니다. 

 

저는 교회 기도실에서 혼자 기타치면서 노래를 부르던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어떤 때는 내가 노래할 때면 누군가 따라 부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푸근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그 시간들을 누리면서 배웠습니다. '음악파트'를 담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예배를 드리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도 없을 때 기도실에 가서 문을 닫고 악보집을 펴서 노래를 부르며 예배했습니다. 지금도 그 시간에 대한 소중한 추억들이 참 많습니다. 

 

찬양인도를 하거나 어느 한 파트를 맡아 섬기는 일은, 다른 사람의 (마음 속) 우물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일입니다. 사람들이 예배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시간입니다. 그 일을 잘 감당하려면 반드시 나의 우물을 먼저 채워야 합니다. 나의 그릇을 채우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하나님 앞에 나아가 예배하는 것입니다. 내가 예배자가 되어야, 사람들을 예배하는 자리로 잘 이끌 수 있습니다. 

 

찬양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리입니다. 위로를 받으려 하는 것이 목적의 우선이 되어선 안 됩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니까 주님이 우리에게 기쁨과 위로와 치유를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이게 예배하는 올바른 태도이고, 예배하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혼자 에배하는 것을 통해 얻게 되는 또다른 선물도 있습니다. 예배에 집중하려면 악보를 보고 가사와 코드를 외워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반복 또 반복하다보면 방해받지 않고 예배할 수 있게 됩니다. 요즘에는 TV모니터나 프로젝터용 화면에 악보나 가사 등을 띄워주어서 편리해졌지만 저는 그것을 보는 걸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방송실에서 자막을 넘길 때 실수할 수 있고, 예배실에 정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만약 자막에 의존하는 사람이라면 당황해서 연주나 노래가사를 놓치기 쉽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있어도, 곡을 외우고 있지 않다면, 저는 [보면대]사용을 적극 권합니다. 

 

혼자 예배하고 연습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이런 어려움이 자연스럽게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히 기도하고 예배하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여 꾸준히 그 시간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점점 하다보면 길을 가다가도 예배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방법 또한 일상에서 늘 친근하게 꾸준히 대화하고 마음과 생각을 나누신 것입니다. 우리도 그 본을 따라야 합니다. 

 

섬기다 보면 어느새 사역에 치여 몸도 마음도 지치기 쉽습니다. 잊지 말고 홀로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드리시길 권해봅니다. 

팀 사역 이전에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연습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