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이야기

성가대와 찬양단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사막여행자 2020. 5. 21. 16:40

본 글은 2013년에 쓴 것으로, '성가대(찬양대)'와 '찬양팀(찬양단)'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번쯤 생각해 볼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수정을 거쳐 글을 올립니다.

 

오랜시간 찬양인도와 예배사역을 섬기면서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둔 불편함이 한 가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또한 교회 안에도- '성가대[찬양대]와 '찬양팀[찬양단]'에 대해 잘못된 생각-개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구성에 있어 예배할 때 노래하는 방법이나 사용하는 장비 등의 차이만 있을 뿐인데도 사람들의 시선에도 온도차이를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최장수 찬양사역을 하신, 4인조 밴드로 구성된 <늘노래 선교단>의 악보집에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딴따라입니다." 이것은 자신들을 낮추어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취급(?)하더라도 '난 그래도 좋다. 주님만을 노래하는 딴따라면 족하다'는 뜻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이 분들의 복음찬양을 자주 듣습니다. 얼마 전에는 감사하게도 그분들의 단장님이셨던 목사님을 뵙게 되어 많은 것을 배웠고 더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80년대 말이 지나면서 한국교회에 'Allnations 경배와 찬양', '다리를 놓는 사람들', 임마누엘 선교단', '찬미선교단' 등을 통해 회중집회가 많이 생겨났습니다. 전통적인 예배에서처럼 순서를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콘티가 있었으니 선곡한 흐름을 따라가기는 하지만- 각자 하나님께 손을 들고 노래하거나 기도도 하고 춤도 추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교회에도 자연스럽게 자리잡았습니다. 큰 변화였죠. 그런 흐름 속에서 점점 음향의 중요성도 커졌고, 교회에는 다양한 전자 악기들이 도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배시간에 몇 곡 찬송가를 부르는 것 빼고는 성가대가 회중을 대표해서 하나님을 높이는 것이 주를 이루었던 흐름에서 '인도자와 회중이 함께' 예배하는 것으로 바뀐 것은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저는 이런 흐름을 보고 경험하는 동안 성가대와 밴드로 구성된 찬양팀에서 다른 차이를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성가대도 찬양팀도 모두 각자만이 가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어떤 교회에서는, 분명히 <찬양사역자 헌신예배>임에도 막상 성가대만 참여하고 찬양팀은 빼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구분은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오히려 서로 가진 장점을 살려 더 풍성하게 예배를 섬길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전통적인 기성교회에서는 찬양단의 인도가 끝나야 강대상에서 종을 치면서 '이제 예배를 시작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11시 예배시간이 시작되기 전부터 드리는 찬양시간도 정확히는 예배아닌가요? 그런데 왜 우린 '준비찬양'이란 표현을 아직 쓰면서 문제라는 것을 모를까요? 찬양팀을 아직도 공연하거나 방송국에서 녹화 들어가기 전에 청중들 앞에서 바람잡는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띄우는 그런 역할로 인식한다면 당장 바꿔야 합니다. 

 

찬양이 시작되면서 이미 예배는 시작된 것입니다. 실제로 찬양단에서 섬기는 이들은 마음 속에 '나는 바람잡이인가' 하는 그런 마음의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가대의 찬양이 끝나면 마치 공연을 마친 것처럼 박수를 쳐줍니다. 이런 모습들은 곧 찬양단이 예배를 섬긴 수고는 성가대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보여주는 실례들입니다. 예배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찬양단과 찬양인도자가 훨씬 예배의 의미에 가깝게 섬기고 있다고 한다면 과언일까요?

 

혹시 여러분 안에도 이런 구분하는 태도가 없는지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그런 태도로 상처 받은 사역자들이 없나 되짚어 봐야 합니다. 성가대이든 찬양팀이든 모두 예배를 섬기는 귀한 분들입니다. 차이를 두어선 절대 안 됩니다. 교회가 그런 것에 동의하고 있다면 위험합니다. 공연을 하고 감상을 하는 분위기로 예배가 흘러가기 쉬운 지점에 있는 것입니다. 제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시선을 바르게 교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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